[마인드원 특별프로그램] 대학생 사회적응 훈련 후기

[마인드원 특별프로그램] 대학생 사회적응 훈련 후기

 

 

마인드원 심리상담센터에서 한달동안의 사회적응훈련을 마친 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회적응훈련이라는 말답게,

나는 앞으로 졸업 후 겪었어야 할 회사생활의 쓴 맛, 단 맛을 모두 경험하고 온 것 같다.

나에게는 참 힘들고 슬프고 우울했던 한 달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힘들었던 점은 윗 상사가 나에게 명령조로 일을 시킬 때,

나의 의견이 단 한 번에 묵살 당할 때, 무조건 상사말을 들어야만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때였다.

 

 

항상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내 식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편집하고

삶을 살아가면서 아무도 나에게 지적을 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나를 피하거나 떠났다.

나는 마치 상대가 그래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행동했다.

나는 혼자가 편했고 남 이야기를 듣는 것이 짜증나고 피곤했다.

세상의 틀을 모두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며 살았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나의 사고방식이 이상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나는 사람들이 나를 불편해하고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그런데 센터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내 사고방식은 무참하게 짓밟혔다.

하루도 빼놓고 혼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내 사고방식대로 일한 것에 대해서 아무도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그와중에도 나는 이해가 안됐다.

 

 

센터 상사분들이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고

훈련시키느라고 일부러 혼내는건줄로 편집했다.

내 생각대로라면 전혀 혼날 점이 없는데 계속 지적을 받으니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언제나 우습게 흘려버리는 버릇 때문에

남들이 한 달이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백프로 활용하지 못하고 끝낸 아쉬움도 있다.

 

훈련이 마무리될 때까지도 나는 잦은 실수를 반복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내가 일할 때는 그 실수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내 딴에는 열심히 일을 끝마친 후 상사께 보고드렸는데

상사와 함께 일한 것을 둘러보면 전날 했던 실수를 또 하고 있었다.

참 내 자신한테 답답했다.

 

 

훈련이 끝나가는 날까지 실수를 반복하고

상사분들이 나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나는 ‘정말로 내가 이상하구나…

정말 정신이 정상은 아니구나.’라고 몸소 깨달았다.

 

 

사실 센터에서 일하는 것은 훈련만 하면 몸이 기억을 하고 알아서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을 헤아려서 일을 하는 것은 몸이 기억할 수 있는 틀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나는 항상 틀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은 이렇게 했으니까 이렇게 해야해…’라는…

그런데 거기에 맞춰서 사람을 대하다 보니 센터분들이 힘들어하셨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나는 그저 주어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틀만 들이대고 있었다.

그리고 돌발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틀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 들이닥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몰랐다.

 

내가 정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자 내가 못 봤던 실수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리에 놓여져 있는 청소기,

시든 줄 알고 치워놨던 꽃이 사실은 원래 자기 본래 색을 뽐냈던 건강한 꽃이었다는걸.

어이가 없었고 황당했다. 이렇게 시야가 좁을 줄이야…

 

남들에게는 똑같이 보이는 것을 나 혼자 다르게 보고 살고 있었다는것을 알고나니

세상에 나 혼자 동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무섭기도 했다. 내가 이런애였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사실 좀 이상한 애였다.

 

그때부터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내 안에 갇혀서 나만 바라보고 살던 내가

그토록 겁내하던 상대의 얼굴을 보고 상대를 헤아리는 것이 되었다.

 

훈련 마지막 하루전날에는 원장님께서 반나절동안 혹독히 나를 훈련시켜주신 후 방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나에게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한달동안 발전하지 못한 것 같냐고 물으시며 남들이 나를 혼낼 때 기분이 어떠느냐고 여쭤보셨다.

나는 잘못한게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혼나는게 억울하고

그럴 때마다 상대가 밉고 분노가 난다고 말했다.

 

 

원장님은 머리와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말해보라고 하셨다.

내 머리는 나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그걸 귀찮아하고 훈련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