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무기력한 모습.
크게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의지도, 체력도, 생각도, 없는 느낌.
바뀌고 싶다고 느낄때도 있지만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몰랐다.
시도하더라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시도했다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봐
내가 고작 그것 밖에 안되는 사람이 될까봐.
– 내 자신에게 완벽을 기대했던 듯, 뭐든 잘하고 안티적으로도 훌륭한
이성적으로는 그런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사람이 되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의 반증.
인간관계에 불만이 있어도 정확히 뭐가 불만인지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설명하기가 어렵고 표현하지 않다보니
속으로 쌓이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적으로 부딪힌 일이 있으면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평일에 회사 끝나면 얼른 집에와서 술 먹고 쉬기 바빴다.
주말에는 책을 보거나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마저도 질리면 배달음식을 시켜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보면 과식,과음을 했다.
술을 마시면 기분도 좋고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져서
좋기도 했지만 무료함을 달래는 수단이었다.
현실도피, 부모님과의 관계
엄마는… 배신감과 돈 달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전화를 피했다.
엄마가 돈 달라는 전화를 하면 기분이 나쁘고 우울해졌다.
아빠는 그냥 짜증났다.
잔소리,자기방어… 그렇게 살면 식당일하게 될거다.
부모 죽으면 넌 어떻게 살거냐? 이런소리 들을 때 마다
아빠 죽으면 유산 아껴가며 살거다란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받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걸 못받아 들이는? 음…오빠를 예로 들면
말 바꾸는 거, 기분에 따라 말 바꾸는 거, 역시사지 잘 안되는 점.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고 본인이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지만
그게 가끔 존중이라기 보다 무관심처럼 느껴질 때 그걸
보아넘기지 못하고 속으로 싫어했던 일 등등.
장점으로 보아 넘길 수도 있는 부분이고
설사 진짜로 무관심한 거라도 나도 **오빠한테 진실로
관심을 갖고 대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못하면서…
쉽게 판단하고 비난했다.
한 쪽 면만 보고 판단했다.
편협했던 듯.
결국 이것도 세상의 기준에 맞추고 싶었던 내 모습
내가 스스로 못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식,평범,보통 따뜻한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했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 그게 오히려 제약이 되었다.
지금의 나는~~~~~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서 자격증 강의를 듣는다.
현재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분야는 회계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다보니 일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미래에 대한 희망 기대가 생긴다.
주말에 푹 쉬고 무료함이 느껴져도 술을 과음하지 않는다.
다음날 일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를 좀 더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이 기대하는 내 모습을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가끔 말이나 행동이 불쾌감을 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 가는대로 살면 결국은 올바르게 살게 된다는
상담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용기를 얻는다.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는 생각에 먹는거에 신경을 많이 썻는데
지금은 먹을 것에 신경 쓸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없기도 하고
좀 더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서인지 배달음식이나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만들거나 하는 일이 줄었다.
대충 먹어도 마음이 허하거나 비참하지 않다.
예전만큼 엄마와 아빠와 통화하는 일이 짜증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받지 않았던 척추 교정을 받는다.
받으면서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니 이 상태가 아까워서라도
술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시는 양과 빈도가 줄었다.
끊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이렇게 줄여나가다가 끊어야겠다.
사람과의 거리감을 생각하게 되었다.
거리감이 멀다고 느낄 때
내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자연스럽게 놔두게 되었다.
원하는 걸 말할 줄 알게 되었다.